기업 파헤치기/애플 시리즈

Apple의 칩 전략은 다르다 – TSMC와의 협력과 자율적 생태계 설계

blueflag 2025. 4. 7. 07:40

직접 설계하고, 직접 생산하지 않는 구조의 정교함

Apple은 반도체 제조사는 아닙니다. 하지만 Apple Silicon을 통해 전 세계에서 가장 주목받는 칩 설계 기업 중 하나가 되었습니다. 칩을 '설계는 하되, 생산은 외주'로 맡기는 구조. 그 속에는 고도의 전략이 숨어 있습니다.

이번 글에서는 Apple이 어떻게 칩 설계 역량을 내재화했는지, 그리고 이를 어떻게 글로벌 반도체 공급망과 연결해 운영하고 있는지를 분석해봅니다.

Fabless Apple

Apple Silicon 전략의 핵심: 설계 주도권

Apple은 A 시리즈(iPhone), M 시리즈(Mac, iPad) 칩을 자체 설계합니다. 이는 SoC(System on Chip) 구조로 CPU, GPU, Neural Engine, 메모리 컨트롤러 등을 단일 칩에 통합한 형태입니다.

  • ARM 아키텍처 기반의 커스텀 설계
  • 성능 최적화 + 전력 효율을 동시 달성
  • 온디바이스 ML, Neural Engine, 통합 메모리 등 사용자 경험 중심 설계

칩 설계를 자체적으로 수행함으로써, Apple은 하드웨어·소프트웨어·칩의 완전한 통합 구조를 실현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직접 생산하지 않는 이유: TSMC와의 협력 모델

Apple은 칩을 직접 생산하지 않고, TSMC(Taiwan Semiconductor Manufacturing Company)에 제조를 위탁합니다. 이 구조는 다음과 같은 장점이 있습니다:

  • 최신 공정 기술 확보: Apple은 TSMC의 5nm, 3nm 공정을 우선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최우선 고객'
  • CAPEX 부담 없음: 팹(Fab)을 운영하지 않아도 되므로 설비 투자에 대한 부담이 없음
  • 생산은 분산, 설계는 집중: 생산 리스크를 외주화하고, Apple은 설계 혁신에 자원 집중

TSMC는 Apple 주문의 약 25~30%를 차지하는 최대 고객으로, 양사 간 긴밀한 협력은 칩 성능뿐 아니라 공급 안정성에도 영향을 줍니다.

tsmc 의 벽은 높다

글로벌 공급망 전략: 리스크와 유연성 관리

Apple은 반도체 뿐 아니라, 디스플레이, 배터리, 센서, PCB 등 수많은 부품을 글로벌 공급망에서 조달합니다.

  • 지리적 다변화: 반도체 생산은 주로 대만(TSMC), 패키징은 한국/중국/말레이시아 등으로 분산
  • 전략적 중복 공급처 확보: NAND, DRAM, 배터리 등은 삼성, SK, Micron, CATL 등 복수 업체와 계약
  • 비상 재고 확보 및 리드타임 관리: 중국 봉쇄, 미중 갈등 같은 리스크에 대비한 선제적 확보 전략 운용

특히 칩 부문에서는 미중 기술 충돌에 대비해 미국 내 생산(TSMC Arizona), 일본 내 팹 협력도 병행하고 있습니다.


칩 설계 역량의 내재화가 의미하는 것

Apple은 반도체 전문 기업은 아니지만, 이제는 칩 설계를 통해 제품 경험을 통제하는 플랫폼 기업이 되었습니다.

  • 성능과 배터리 효율의 통제력 → 사용 시간, 발열, 응답 속도에 직접 영향
  • 보안과 프라이버시 구조 설계 → Secure Enclave, ML 연산 온디바이스화 등
  • OS와 칩의 맞춤형 조합 → macOS, iOS가 특정 아키텍처에 최적화되어 작동

이는 단순히 칩이 좋다는 것을 넘어, 경쟁사와 다른 사용자 경험을 가능하게 하는 핵심 수단입니다.


결론 & 다음편 예고

Apple의 칩 전략은 "자체 생산 없이도 최고의 칩을 만든다"는 철학에서 출발합니다.
TSMC라는 파운드리 파트너와의 긴밀한 협력, 글로벌 분산 공급망 관리, 그리고 칩 설계 내재화를 통해 Apple은 성능, 전력, 보안, 생태계의 핵심을 모두 스스로 통제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이는 단순한 기술 우위가 아니라, 제품 전반의 경험을 설계하는 통합 전략이자 Apple 생태계의 진짜 엔진이라 할 수 있습니다.

 

다음 편에서는 Apple 생태계 안에서 개발자는 어떤 위치에 있는지, SDK, 수수료 정책, 개발자 플랫폼 전략을 살펴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