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고 나서 ‘열선’ 추가하면 끝? 이게 FaaS입니다”
예전엔 자동차를 살 때 기능을 미리 다 정해서 옵션을 골랐죠. 한 번 고르면 바꾸기도 어렵고, 안 쓰는 기능도 포함돼 있어 아까운 경우가 많았어요. 그런데 이제는 상황이 바뀌고 있어요.
차도 마치 스마트폰처럼, 필요한 기능을 나중에 ‘추가 구매’하거나 ‘구독’해서 사용하는 시대가 열리고 있습니다.
이걸 FaaS(Function as a Service)라고 부릅니다. 쉽게 말해 ‘기능을 서비스로 제공한다’는 개념이에요.
이번 글에서는 FaaS가 뭔지, 왜 이걸 도입하는지, 현대차는 어떻게 이 전략을 쓰고 있는지 함께 알아보겠습니다.
FaaS란, 자동차 기능을 앱처럼 쓴다는 뜻
이제 자동차는 하드웨어 중심에서 벗어나 소프트웨어 중심(SDV)으로 바뀌고 있어요. 차량 기능들도 소프트웨어로 구현되다 보니, 미리 탑재해두고 필요할 때 ‘잠금 해제’하는 방식이 가능해졌습니다.
예를 들어 이런 기능들이 있죠:
- 열선 시트, 통풍 시트
- 핸들 열선, HUD(헤드업 디스플레이)
- 자동 주차 보조, 고속도로 주행 보조
- 고급 음향 시스템, 리모트 스마트 주차 등
이 기능들은 차량 출고 시 잠겨 있다가, 사용자가 앱이나 웹에서 결제하면 바로 활성화돼요.
기술 포인트
FaaS는 차량의 물리적 기능이 아닌, 소프트웨어로 구현된 기능을 유료로 제공하는 모델입니다. 하드웨어는 이미 탑재돼 있고, 소프트웨어만 ‘켜는’ 구조예요.
관련 기술 설명
이 구조는 OTA(Over-the-Air) 기술과 연동되어 작동합니다. 사용자는 앱에서 기능을 선택하고 결제하면, 클라우드 서버에서 해당 차량의 ECU에 명령을 내려 기능이 활성화됩니다.
왜 자동차 회사들이 이걸 하려고 할까?
이유는 명확해요. 자동차는 한 번 팔고 끝나는 구조였잖아요.
그런데 FaaS를 도입하면 팔고 나서도 계속 수익을 낼 수 있어요.
- 고객 입장: 처음에는 낮은 가격으로 차량을 구매하고, 필요한 기능은 나중에 선택적으로 사용
- 제조사 입장: 차량 출고 후에도 꾸준히 기능 판매로 수익 확보
- 환경적 측면: 불필요한 자원 낭비 줄이고, 기능 생산 및 배포 방식도 더 효율화
기술 포인트
FaaS는 단순한 마케팅이 아니라 차량의 전기·전자 설계를 바꾸는 전략이에요. 기능을 분리해서 판매하려면, 처음부터 그걸 염두에 두고 설계해야 하거든요.
관련 기술 설명
E/E 아키텍처(전장 시스템 구조)가 기능 모듈화 중심으로 바뀌고 있고, 차량 제어기(ECU)는 범용 소프트웨어 플랫폼을 기반으로 기능 분리를 지원하고 있어요. 이를 통해 기능별 라이선스 관리와 OTA 연동이 가능해집니다
현대차는 FaaS를 어떻게 적용하고 있을까?
현대차그룹도 이 전략을 빠르게 도입하고 있습니다. 대표적으로 제네시스 GV60, 아이오닉 6 등 일부 전기차 모델에서는 아래와 같은 기능을 유료로 선택할 수 있어요:
- 서라운드 뷰 모니터링
- 고속도로 주행 보조 2(HDA2)
- 리모트 스마트 주차 보조(RSPA)
- 전방 충돌 방지 보조 (FCA-JT 등 세부 기능)
이 기능들은 출고 시 이미 차량에 탑재돼 있지만, 실제 사용 여부는 고객이 선택하게 되는 구조예요.
기술 포인트
현대차는 **‘기능 기반 판매’**를 차량 생애주기 전체에 걸친 수익 모델로 설정하고 있어요. 이는 단지 기술이 아니라 비즈니스 전략의 변화입니다.
관련 기술 설명
클라우드 기반 계정 시스템과 OTA 기술을 결합해, 고객이 선택한 기능에 따라 차량 내부의 제어 소프트웨어가 업데이트됩니다. 현대차 커넥티드카 플랫폼(CCSP)이 이 전체 흐름을 관리합니다.
우리한테 어떤 변화가 생길까?
운전자 입장에서도 이 변화는 꽤 편하고 흥미로워요.
- 예전엔 기능을 고르다 놓치면 영영 못 썼는데, 이제는 언제든 추가 가능
- 새 차 살 필요 없이, 필요한 기능만 유료로 열 수 있음
- 출퇴근용으로만 쓰던 기능을 여행 갈 때만 잠깐 써도 됨 (기간제 구독형)
기술 포인트
FaaS는 ‘사용 기반 과금(Pay-per-use)’이나 ‘단기 구독’ 등 새로운 소비 모델을 가능하게 해요.
관련 기술 설명
현대차는 기능별 이용권(1개월·1년·영구) 선택을 지원하고 있으며, 사용자 계정 기반으로 라이선스를 관리합니다. 클라우드와 차량 간 보안 연결은 암호화된 인증 토큰 기반으로 운영됩니다.
마무리: 차도 이젠 ‘기능을 고르는 시대’
이제 자동차는 출고될 때 모든 걸 결정하지 않아도 돼요. 마치 스마트폰에 필요한 앱만 설치하듯, 차도 그때그때 필요한 기능만 ‘켜는’ 구조로 바뀌고 있습니다.
FaaS는 제조사에겐 새로운 수익 모델이고, 사용자에겐 더 유연한 소비 경험을 제공하죠.
현대차는 이 흐름 속에서 하드웨어-소프트웨어 분리 전략, 구독 기반 수익 모델, 클라우드 기반 차량 서비스를 결합한 미래차 운영체제의 기초를 다지고 있습니다.
다음 글에서는 이 흐름과 자연스럽게 연결되는 **“제조사에서 플랫폼 기업으로”**라는 주제를 이야기해보겠습니다. 자동차 회사는 앞으로 어떤 기업이 되어야 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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