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파헤치기/배터리 시리즈

전고체 배터리는 왜 '게임체인저'라 불릴까? – 기술과 상용화의 모든 것

blueflag 2025. 4. 14. 17:31

 전기차, 에너지 저장 장치, 항공 모빌리티까지—우리가 꿈꾸는 차세대 기술의 중심에는 언제나 배터리가 있습니다.
그리고 그 배터리 기술의 ‘끝판왕’처럼 언급되는 것이 바로 전고체 배터리(Solid-State Battery) 입니다.

‘더 오래가고, 더 안전하며, 더 작아진다.’
이렇게 요약되는 전고체 배터리는 분명 기대를 받을 만한 기술입니다.
하지만 지금까지 이를 실제로 상용화한 기업은 거의 없습니다.

왜일까요?


이번 글에서는 전고체 배터리의 원리부터 지금까지 넘지 못한 기술적 장벽까지,
현실적인 시선으로 하나씩 풀어보겠습니다.

누가 먼저 성공할까


리튬이온 배터리의 기본 구조부터 짚어보자

우리가 익숙한 리튬이온 배터리는 양극(+) – 전해질 – 음극(-) 구조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충전 시 리튬 이온이 음극으로 이동하고, 방전 시 다시 양극으로 돌아가는 흐름을 반복하죠.

 

📌 기술 포인트

  • 액체 전해질은 리튬이온의 이동 통로 역할을 합니다.
  • 분리막이 양극과 음극 사이에서 전기적 단락(쇼트)을 방지합니다.

🔍 기술 심화 설명
전해질은 단순한 통로 이상의 역할을 합니다.
이온 전도도, 내부 저항, 전극과의 계면 안정성 모두 셀 수명과 성능을 좌우하죠.
리튬이온 배터리의 전도도는 보통 10⁻² ~ 10⁻³ S/cm 수준입니다.


전고체 배터리란? – 구조 자체가 달라진다

전고체 배터리는 말 그대로 ‘전해질이 고체’인 배터리입니다.
기존의 액체 전해질 대신 고체 재료를 사용해 더 안전하고, 에너지 밀도가 높은 배터리를 구현합니다.

📌 기술 포인트

  • 고체 전해질은 누액 위험이 없고, 고전압 셀 설계와 리튬금속 음극 사용이 가능합니다.
  • 이론적으로 기존 배터리보다 에너지 밀도를 2배 이상 높일 수 있습니다.

🔍 기술 심화 설명
고체 전해질은 이온은 통과시키지만 전자는 차단해 내부 단락을 막습니다.
또한 리튬금속을 음극으로 쓸 수 있어 흑연 음극보다 에너지 저장 효율이 훨씬 높습니다.
이론적 밀도는 최대 400Wh/kg 이상으로 기대됩니다.

액체 vs 고체


덴드라이트 억제, 전고체의 핵심 장점 중 하나

리튬이온 배터리는 충방전을 반복하면 **덴드라이트(Dendrite)**가 발생합니다.
이 뾰족한 결정체는 분리막을 뚫고 셀 단락을 일으킬 수 있어 큰 위험 요소죠.

전고체 배터리는 고체 전해질 자체가 기계적 장벽 역할을 하면서 덴드라이트 성장을 억제합니다.

📌 기술 포인트

  • 고체 전해질은 단단한 구조로 리튬 결정이 뚫고 나가기 어렵습니다.

🔍 기술 심화 설명
산화물계 전해질은 수백 MPa의 압축 강도를 가지며,
리튬이 침투해도 내부 확산이 제한됩니다.
계면에 얇은 보호막을 형성하거나 다층 설계로 안정성을 강화하는 기술도 병행됩니다.


고체 전해질도 다 똑같지 않다 – 소재별 차이

전고체 배터리에서 핵심은 ‘전해질’입니다.
그런데 고체 전해질도 아래처럼 종류가 나뉘고, 특성도 천차만별입니다.

1. 황화물계 (Sulfide-type)

  • 이온 전도도가 매우 높고, 전극 접촉성이 좋습니다.
  • 하지만 공기 중 불안정하고, 독성 가스가 발생할 수 있어 생산이 까다롭습니다.

2. 산화물계 (Oxide-type)

  • 열적·화학적 안정성이 뛰어나고 대기 중 공정도 가능합니다.
  • 다만 이온 전도도가 낮고, 고온 소결 공정이 필요해 제조 난도가 높습니다.

3. 고분자계 (Polymer-type)

  • 유연하고 가공성이 좋지만, 전도성이 낮고 고온 성능이 떨어집니다.

📌 기술 포인트

  • 삼성SDI는 산화물계, 토요타는 황화물계, BMW는 고분자계에 집중하고 있어요.

🔍 심화 비교

  • 황화물계: 10⁻² S/cm 이상 전도도 확보 가능, 하지만 습기에 약함
  • 산화물계: 10⁻⁴ S/cm 전도도, 안정성 우수, 대기 공정 가능
  • 고분자계: 10⁻⁶ S/cm 수준, 유연하지만 저온 특성 미흡
불에 강한 전기차 꿈이 현실로?

그런데 왜 아직 상용화되지 못했을까?

이렇게 기대가 큰데도 전고체 배터리는 왜 아직 본격 양산되지 못했을까요?

주요 이유들

  1. 계면 저항: 고체는 액체보다 전극과의 접촉 저항이 큽니다.
  2. 공정 난이도: 고온·고압 조건, 초정밀 계면 제어가 필요합니다.
  3. 생산 수율: 미세한 균열이나 결함에 민감해 불량률이 높습니다.

🔍 기술 심화 설명
전고체 배터리는 ‘스택 구조’를 수 마이크로미터 단위로 정밀 제어해야 합니다.
고체 계면의 안정성 확보와 동시에 내부 열 확산까지 조절해야 하기에 양산성 확보가 쉽지 않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대를 거는 이유

전고체 배터리는 단지 기술 향상 수준의 변화가 아닙니다.
배터리의 구조 자체를 바꾸고, 전기차의 주행거리, 안전성, 경량화에 큰 영향을 줄 수 있는 기술이기 때문입니다.

 

📌 기술 포인트

  • 팩 구조 단순화 → 냉각 시스템 축소, 무게 절감
  • 리튬금속 음극 → 주행거리 50% 이상 증가 가능

🔍 심화 설명
기존 250Wh/kg 수준의 에너지 밀도를 400Wh/kg 이상으로 끌어올릴 수 있습니다.
팩리스(Pack-less) 설계가 가능해지고, 차량 전체 무게를 수십 kg 줄일 수 있어 효율성과 공간 활용도 모두 개선됩니다.


마무리: 아직 먼 기술, 그러나 반드시 준비해야 할 기술

전고체 배터리는 실험실을 벗어난 초기 단계에 있지만,
전 세계 배터리 기업들은 이미 수조 원 규모의 투자를 단행하고 있습니다.

 

이 기술이 상용화되면 전기차 구조, 배터리 설계, 에너지 산업 전반에 큰 변화를 일으킬 수 있기에,
‘먼 미래 기술’이 아니라 ‘지금 준비해야 할 기술’로 인식되고 있는 거죠.

 

다음 글에서는 이 전고체 배터리에 조용히, 그러나 진지하게 베팅 중인
삼성SDI의 유상증자 전략과 상업화 계획을 다뤄보겠습니다.